'개미털기'는 옛말?…외국인 대량 매도하자 개인이 사들였다

입력 2020-12-09 16:03   수정 2020-12-09 16:14


'개미털기'란 말이 있다. 기관이나 외국인 매도세에 놀란 개인들이 주식을 던지면 그 주식을 다시 기관이나 외국인이 주워 담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주가가 다시 오르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엔 달라졌다. 외국인이 대량 매도하는 날이면 거의 개인이 그 물량을 적극적으로 받아냈다. 그런 다음 주가는 대부분 올랐다. '개미털기'란 말은 2020년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게 됐다.

9일 거래도 비슷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2.02% 오른 2755.47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가다. 전날 1.62% 떨어진 2700.93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하루만에 낙폭을 모조리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0.77% 오른 913.8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각각 1611억원, 3107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7만3900원), SK하이닉스(12만500원)는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1228억원을 순매수한 개인은 5095억원 어치 순매도로 차익실현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누가 샀냐를 차치하고 개인과 외국인을 세력으로 놓고 보면 이날도 개인의 판정승 정도로 볼수 있다.

외국인 매도세와 개인 매수세가 맞서는 형태는 지난 3월 이후 반복됐다. 최근 들어선 외국인이 판 날 지수가 떨어질 때 개인이 사고, 다음 거래일에 반등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9780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가 2.56% 빠지자 개인은 1조414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후 2거래일 연속으로 코스피지수는 올랐다. 11월 30일에도 외국인이 2조4278억원의 매도 폭탄을 던지며 코스피를 1.60% 끌어내리자 개인이 2조2206억원을 순매수하며 주워담았다. 다음날 장은 1.66% 반등했다. 앞서 9월 4일과 8월 31일에도 똑같은 패턴이 반복됐다.

외국인이 강한 순매도세를 보여도 개인들은 더 이상 공포에 휩싸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약달러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을 개인들이 간파하고 있다. 개인들이 외국인의 일시적 차익실현 매물을 매수 일변도로 대응하는 까닭이다. 개인들의 자금력도 간단치 않다. 투자자예탁금은 8일 기준 62조3468억원으로 10월말(55조398억원) 대비 13.2% 늘었다.

개인들은 외국인이 파는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 지난 8일 외국인 순매도 상위 3개 종목과 개인 순매수 상위 3개 종목이 정확히 일치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2545억원어치 팔고 개인은 3068억원어치 샀다. 셀트리온, 현대차도 외국인 매도 물량을 개인이 다 받아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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